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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戰力) 면에서 러시아에 절대적 열세로 평가받아온 우크라이나가 개전 후 무려 6명의 러시아 장성을 쓰러뜨렸다. 약 4일에 한 명꼴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20명 중 3분의 1에 육박하는 숫자다. 적 지휘부를 노린 우크라이나의 특수전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장성급이 적의 공격에 노출될 만큼 러시아군 지휘 체계와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20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의 안드레이 니콜라예비치 팔리 흑해 함대 부사령관이 마리우폴에서 전투 중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팔리 부사령관은 곧 소장(한국의 준장) 진급이 예정된 지휘관으로, 당시 흑해 함대 해군보병(해병대)을 이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도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앞서 안드레이 수호베스키 7공수사단장(소장), 비탈리 게라시모프 41연합군 부사령관(소장), 올렉 미티아예프 150자동소총사단 사령관(중장) 등이 전사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숨진 장성 6명 중 3명이 저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객관적 전력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저격과 후방 교란 등 특수전 전력 양성에 힘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돌팔매’ 전략이 통한 셈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은 저격수의 유용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미군으로부터 다양한 저격 기술과 장비를 전수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인공위성 및 드론에 노출된 러시아군 지휘부 동태 등 정보를 활용해 상당한 전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급해진 러시아군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0일 “러시아군이 지난 11일 동부 루한스크 정부군 지역의 노인 요양시설을 고의로 포격, 56명의 노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3주째 포위 공격을 당하는 마리우폴에서는 예술학교 건물이 폭격당해 건물 지하에 대피한 주민 400여 명 중 상당수가 매몰됐다. 러시아군이 시민을 납치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지난주 대피소 시민 수천명을 체포해 이 중 일부를 러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의 1인 1000만명가량이 피란했다”고 발표했다. 국외는 345만명, 국내는 648만명으로 추정됐다. 유엔은 “150만명에 달하는 해외 피란 아동이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UN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902명 사망하고, 14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날 마리우폴 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을 종용하는 ‘최후통첩’을 했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측은 “21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 두 방향으로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 예정”이라며 “이 시간 동안 모두 무기를 내려놓고 떠날 것을 통보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후 열압력탄 등을 동원해 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초토화 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