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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
반려견 천국 미국에서 정작 보건당국이 만들어놓은 반려동물 사료 지침을 알고 있는 견주들이 5%에 머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팀은 미국 내 애견인들이 먹이를 주는 행태를 분석하고 위생상태를 평가한 결과 100명중 5명 정도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만든 사료 제공 지침을 알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6일자에 발표했다.
미국은 10가구중 6~7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을 만큼 반려동물 천국이다. 미국반려동물산업협회에 따르면 전체 미국 가구의 67%에 해당하는 8490만 이상의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애완동물 사육이 늘면서 사료를 보관하거나 줄 때 지켜야 할 지침들을 따로 제정했다.
사람이 애완견에게 사료나 간식을 주는 과정에서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 대장균을 옮겨 식중독을 일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FDA에 따르면 애완동물의 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료와 간식 취급 전후 비누와 뜨거운 물로 20초 이상 손 씻기’, ‘애완동물 사료 그릇과 숟가락을 사용할 때마다 세제와 뜨거운 물로 씻기’, ‘사료를 퍼낼 때 음식 그릇을 사용하지 않고 깨끗한 국자, 숟가락, 컵 등을 별도로 사용하기’ 등을 준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사용하지 않거나 남은 사료는 즉시 4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하거나 버릴 것, ‘건조한 애완동물 사료를 다른 용기에 보관할 때는 사료를 직접 용기에 붓지 않고 포장된 사료 전체를 용기에 넣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용 전 또는 사용 중인 사료는 약 26도 미만의 서늘하고 건조한 공간에 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사료 제조와 성분 표시, 판매 등과 관련한 지침 또는 규정이 있을 뿐 애견인들을 위한 이같은 지침을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연구팀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 4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FDA 지침을 아는 사람은 단 5%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의 지침을 알고 있는 것과 별개로, 사료를 준 뒤 손을 씻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3분의 1에 그쳤다. 또 사람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위치에서 애완동물의 사료를 준비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3분의 1이나 됐다. 이 사항은 FDA의 지침에는 없으나, 연구팀은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해 공간 분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FDA 지침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 68개 가정의 애완견 사료 그릇에 대해 오염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세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애완동물에 대한 FDA 지침을 따르게 했고, 한 집단은 애완동물에 대한 FDA 지침과 더불어 사람을 대상으로하는 식품 취급 지침도 함께 따르도록했다. 나머지 한 그룹은 애완동물에 대한 FDA 지침을 알려주되 이를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연구팀이 일주일 뒤 사료 그릇의 오염도를 다시 측정한 결과 FDA 지침을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은 집단 외에 나머지 두 집단에서 오염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지침대로 따르면 오염도는 감소하지만, 지침을 따라야 할 강제성이 없으면 굳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FDA 지침을 따랐던 애견인들 중에서도 20%만이 앞으로 FDA 지침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에밀리 루이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수의과대 연구원은 “단순히 지침이 있다는 사실만 알린다고 해서 행동 변화까지 이끌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실행 가능한 지침을 마련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애견인은 사료 그릇이 집안의 숨겨진 박테리아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이런 위험을 완화하고 적절한 애완동물 사료 보관과 위생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면 가정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지침을 알고 있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도 지킬 의향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지침을 만드는 것만큼 실천이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