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작별인사 받고 대피하던 중 공격받아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러시아군의 총격에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고, 살아남았어도 정신적인 충격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BBC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쟁 초기 키이우 동부에서 가족과 함께 숨어지내던 13살 소년 엘리세이 랴부콘은 지난달 11일 피난길에 올랐다. 대피가 허용되면서 가족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했다.
랴부콘의 어머니는, 당시 러시아군이 떠나는 자신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행운까지 빌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탄 5대의 차량이 들판을 지날 때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특히 2번째 차량의 승객들이 몰살을 당했는데, 거기에 랴부콘이 있었다.
랴부콘의 어머니는 들판을 기어 다니며 3살인 작은 아들을 겨우 구했지만, 살았다면 다음 달 14살 생일을 맞았을 랴부콘은 끝내 구하지 못했다. 그는 "세계가 러시아의 범죄를 알기를 바라고, 러시아가 우리 땅에서 살해한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5일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에서 피난 열차를 기다리는 어린이들
온몸에 박격포 파편 박힌 6살 소년…"언제 걸을지 몰라"6살 다니일 아프딘코는 이달 초 동북부 체르니히우의 집 앞에서 박격포 공격으로 파편이 온몸에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 아프딘코의 부모도 부상을 당했는데, 어머니는 다리에서 피가 심하게 흘러 가방끈으로 급히 지혈하기도 했다.의료진은 아프딘코의 머리에 있는 파편은 제거했지만, 등에 박힌 파편은, 당장 제거하기에 고통이 너무 클 것이란 판단에 일단 남겨두었다. 아프딘코는 그 외에도 다리 골절 등 여러 부상을 함께 입어 언제 걸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다행히 총탄을 피해 살아 남고 또 부상을 피했더라도, 심리적 고통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전쟁의 충격은 아이들에게 큰 심리적 외상을 남기고 있다.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 살던 13살 일리야 보브코우는 전쟁이 시작된 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숙제를 마치고 게임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예상했다는 보브코우는, 짐을 싸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은 뒤 지하실에서 살기 시작했다.지하실에서 매일 밤 무서움에 떨다 피난길에 오른 뒤에는 불타는 건물과 망가진 탱크, 시체를 목격해야 했다. 그는 "전쟁이 내 주변 가까이에 있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어렵다"며 "러시아군에 가족이 살해되거나 인질로 잡히는 꿈을 꾸고 식은땀을 흘리며 깨곤 한다"고 말했다.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최소 어린이 20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 결과 전체 어린이 750만 명 중 대략 3분의 2에 해당하는 480만 명이 단기간에 피란길에 올랐다면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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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22-04-22 1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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