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결로 인해 미국 여성들은 임신 첫 3개월 동안 낙태권을 완전히 보장받았다. 이후 3개월 동안은 제한적으로 임신중단이 가능했으며 마지막 3개월 동안은 임신중단이 금지됐다.

하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 12개 이상의 주에서 임신중단 반대 판결을 내리면서 낙태권이 서서히 축소돼왔다.

앞서 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 임신중단을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한 '돕스 대 잭슨여성보건기구' 사건 심리를 진행해왔다.

현재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대법원은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임신중단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사실상 폐기했다.

사무엘 알리토와 클라렌스 토마스,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등 5명의 대법관은 이번 결정에 확고한 지지를 보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시시피주의 판결을 지지하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데는 회의적이라는 내용의 개별 의견을 냈다.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등 다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세 명의 대법관은 "슬픈 마음으로 법원을 위해, 하지만 무엇보다 오늘 기본적인 헌법적 보호 수단을 잃은 수백만 명의 미국 여성을 위해"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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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이번 판결은 이전 대법원 판례를 전면적으로 뒤집는 극히 드문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가 분열을 야기하는 정치적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앞에서 양측 시위대가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번 판결은 이전 대법원 판례를 전면적으로 뒤집는 극히 드문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가 분열을 야기하는 정치적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임신중단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는 곳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라 합법 여부가 바뀔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개인이 임신중단이 허용된 주에서 수술받고 오거나 임신중단 약물을 배송받는 것이 합법인지를 두고 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을 비난하면서 임신중단이 금지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임신중단이 합법인 주에서 수술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미시간 등의 여러 민주당 주지사들은 이미 주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대법원 판결 직후 이를 환영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불의 중 하나를 극복하도록 국가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우리가 더 많은 아이들과 유모차, 성적표, 소규모 스포츠 경기 등을 볼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밝혔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오랫동안 비판해 온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이 모든 주에서 법으로 보호될 때까지 멈추지 말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통제하는 대법원"이 당의 "어둡고 극단적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미국 여성은 어머니 세대보다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며 "이 잔인한 판결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대법원이 오래전 판례를 뒤집음으로써 다른 권리를 보장한 판례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클래런스 토마스 판사는 "앞으로 사건을 다룰 때 그리스월드, 로런스, 오버게펠 등 대법원 실질적 적법절차를 거친 모든 판례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언급된 대법원 판례들은 각각 피임, 동성 성관계, 동성혼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