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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리한인회, 폴란드로 피난한 우크라이나 고려인 구호활동 인터뷰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를 통해 구호품을 전달 받은 고려인 동포들 (사진제공: 대책본부)>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를 통해 구호품을 전달 받은 고려인 동포들 (사진제공: 대책본부)>


랄리한인회 김영훈 정치위원장(North Carolina Wesleyan University 정치학 교수)이 지난 6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에서 고려인 난민 구호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현 한국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현지 실정을 전해왔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김영훈 교수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고려인 동포들을 위한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데 고려인 동포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전쟁 초기 하루에 20~30만명의 전쟁난민들이 폴란드로 쏟아져 들어오던 때에 고려인들이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방문취업비자를 취득하고자 한인회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고려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살게 된 까닭이 궁금해서 배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 대한 기사와 논문들을 읽어 나가면서 고려인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빈약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이유로 대중들의 고려인 동포들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낮다고 판단하여 저라도 나서서 고려인에 대해 최대한 알려야겠다라고 맘을 먹게 됐습니다.> 


김영훈 교수 :  노스캐롤라이나에 계신 한인분들도 우크라이나에 고려인 동포분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이분들은 어떻게 우크라이나에 정착하게 되었나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고려인 동포분들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고 전쟁 이후 대략 몇 분 정도가 피난길에 올랐나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1937년 가을 연해주와 사할린에 살고 있던 옛조선인들 17만 2천여 명이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 일대로 강제이주했다는 것은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스탈린 사망 이후 1957년부터 거주이동이 다소 자율화되면서 일부 고려인들이 카스피해 일대로 삶의 터전을 옮겼는데 그 가운데 일부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일대까지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에 있는 고려인들은 1960년대 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한 고려인들과 그들의 후손들입니다. 당시 우크라이나로 이주한 고려인들은 농업에 적합한 기후와 토질을 가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지역(헤르손주, 니꼴라예브주, 자뽀로지예주, 크림반도)에서 살면서 주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 외에도 일부는 키예프와 드네프로 등 도시에 정착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내 고려인들의 밀집 거주지역과 현재 우크라이나-러시아간 교전지역이 일치합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지역에 살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대략 1,200명의 고려인들이 한국으로 피난한 것으로 파악되었고 그 보다 더 많은 고려인들이 폴란드를 필두로 한 주변 인접국에서 피난중입니다. 또한 러시아 점령지역인 헤르손, 마리우폴, 돈바스 등지에서 러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가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 약 4,000명-5,000명의 고려인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리비우 중앙역에서 실향민에게 물자 지원하는 대책본부 (사진제공: 대책본부)>


김영훈 교수 :  앞서 회장님께서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 최대한 알려야 되겠다라고 하셨는데 그럼 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저는 현재 크게 3가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언론 기고를 통한 지속적인 고려인 상황 홍보, 각국 한인대표들에게 고려인 현황을 알리고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 조직화, 그리고 고려인들을 지원하는 NGO 단체들의 현지 지원 및 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영훈 교수 :  회장님 뿐만 아니라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책본부는 이번 전쟁 이후에 새롭게 결성된 단체인가요? 그리고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는 현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먼저 “고려인협회 아사달”(회장 박 뾰뜨르)이라는 시민단체가 2012년 우크라이나 중동부 지역에 위치한 드네프로에서 출범했습니다. 그곳에서 한국문화원 설립, 고려인 권익신장 사업, 구호사업(고아원 운영) 등을 진행해 오다 전쟁 발발후 서부 리비우에 대책 본부를 세워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1차 고려인 동포들의 피신 집결지가 된 드네프로에선 실향민 구제 및 고아원 운영, 전방지역 긴급구호, 피난민 긴급 후송 작업 등을 하고 있고, 2차 피신지인 리비우 대책본부에서는 인접국으로부터의 구호품 조달 및 구호품 물류 창고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폴란드 프쉐미실과 우크라이나 리비우 중앙역에서 실향민을 지원하는 Medipeace (사진제공: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


김영훈 교수 :  현재 회장님은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와 긴밀하게 같이 일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이 단체와 연결되었나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전쟁 초반 고려인에 대해 알아가던 중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내”에 있던 NGO인 The Promise가 폴란드에 입국해서 구호품 현지 조달을 위한 운송수단을 같이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때 제안을 받아 대책본부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대책본부라고 해서 나름 체계가 잡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전쟁 발발후 리비우에 급히 마련한 터라 모든 것이 미흡했었습니다.>


김영훈 교수 :  전쟁 초기에는 대책본부가 모든 면에서 미흡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특히 “고려인협회 아사달 대책본부”내에 태스크포스가 구성되었는데 많은 유럽 국가들의 한인회들(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체코, 불가리아, 프랑스) 뿐만 아니라 한국 NGO 단체들(세계봉공재단, The Promise, Medipeace, 사람예술학교, 국제가톨릭형제회)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랄리지역 한인회에서도 동참하기로 해 큰 힘이 됩니다. >


김영훈 교수 :  고려인 동포들을 알아 가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고려인 동포들은 암울했던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입니다. 그들은 어지러웠던 역사의 풍파속에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타국에서의 삶을 영위해야만 했던 우리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들이 그들을 따뜻한 시선이 아닌 낯선 문화권에서 온 타인을 향한 무관심과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 긴 세월동안 무관심, 차별, 그리고 서러움으로 응어리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우크라이나 리비우 중앙역에서 실향민에게 물자 지원하는 대책본부 (사진제공: 대책본부)>


김영훈 교수 :  전쟁 발발 이후 많은 분들께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같이 아파하고 계십니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해 주시겠습니까?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소수민족은 전쟁으로 항상 큰 고통과 핍박을 받아왔습니다. 우크라이나 4,200만 인구 중 만 여 명에 불과한 아시아계 소수민족인 고려인이 구제 우선대상이 되기 어려울거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전쟁 장기화로 인해 점점 줄어드는 구호물자를 고려인협회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동포들을 지원하고 그들을 통해 우크라이나 실향민 지원 및 긴급 후송을 한다면 전후 고려인 동포들의 권익신장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일석이조라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고려인 동포들이 전쟁터가 되어 버린 고향을 떠나 실향민이 되어 타국을 떠돌고 있고,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지만 본인과 가족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고려인 동포들이 우리와는 다른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쟁 발발 4개월이 되어가는 시점까지 우크라이나내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들에 대한 뉴스를 접해 보셨나요? 같은 민족인 우리마저 관심이 없는데 그 누가 그들에게 신경을 써 주겠습니까?

본토의 한국인은 아시아계 소수민족으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했던 재외동포들의 고단함과 서러움에 대해 온전히 공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과부의 설움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지요. 홀아비의 심정으로 전쟁의 한가운데 방치된 과부의 서러운 흐느낌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김영훈 교수 :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시고 고려인 동포들을 직접 돕고 싶은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분들은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까요?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변에 홍보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혹 구호품이나 성금 지원을 해 주실 수 있다면 대책본부의 일원인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지역 한인회(회장 김남진)에 연락주시면 됩니다. 

재미동포 여러분,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폭등으로 많이 힘드실 겁니다. 모든 분들께서 이 어려운 시기 잘 헤쳐 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고려인 동포가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Interviewer: 김영훈 North Carolina Wesleyan University 정치학 교수

심경섭 폴란드 크라쿠프 한인회장


랄리지역 한인회에 연락할 분은 신지영 사무총장(910-977-0694)에게 텍스트 하거나

김영훈 정치력신장위원장에게 이메일(pokocham@gmail.com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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