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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밀워키 도심 명소 킬번 애비뉴 다리. /킬번 애비뉴 다리 보수공사업체 '블룸 컴퍼니스' 웹사이트
미국 위스콘신주 최대 도시 밀워키에서 70대 여행객이 개폐식 다리를 건너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낮 정오쯤 리처드 두자딘(77)이 밀워키 도심 명소 킬번 애비뉴 다리를 건너다 사망했다. 두자딘이 다리 중간쯤 다다랐을 때 다리 양편에서 경고음과 경광등이 켜지며 상판이 양쪽으로 나뉘어 올라가기 시작했고, 두자딘은 90도 각도로 들어 올려진 다리의 난간을 붙잡고 1~2분간 버티다가 21m 아래 땅으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대가 심폐소생술 등 긴급 조치를 시행했으나 결국 숨졌다. 검시소는 두자딘이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다리를 제어하는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사고 당시 4년 경력의 직원이 현장에 설치된 2 대의 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다리를 제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직원에게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행정휴가 처분을 받은 상태다. 밀워키 당국은 “도시의 20개 교량 중 절반이 원격으로 운영되며 안전한 표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밀워키 도심 명소 킬번 애비뉴 다리가 올라간 상태. /밀워키 저널 센티널
일반적으로 개폐식 다리가 올라갈 땐 경광등과 경고음이 켜진다. 그러나 두자딘은 한쪽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는 데다 태블릿PC를 보며 천천히 걸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자딘과 함께 다리를 건너던 아내는 다리가 들어 올려지기 전 가까스로 건너편에 도착해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두자딘의 가족들은 “고령의 두자딘은 걸음이 느리고 난청이 있다”며 “청력이 약해 경고음을 듣지 못한데다 아이패드를 보느라 경광등도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두자딘은 로드아일랜드주 지역신문에서 47년간 근무했으며 종교 담당 기자로 36년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자딘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빌리 그레이엄 목사·제리 폴웰 목사·달라이 라마 등을 인터뷰했다고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전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지난 12일부터 밀워키에 머물렀으며 사고 당일 로드아일랜드 주도인 프로비던스로 돌아갈 계획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