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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인 반기는 주민들 - 지난 11일(현지 시각)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코자차 로판 지역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군인을 반갑게 끌어안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북부 바라클리아에 이어 쿠피안스크까지 수복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자 러시아군은 10일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며 하르키우주에서 퇴각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1일(현지 시각) 20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빠른 속도로 영토를 수복하며 동부 하르키우주 주요 요충지를 잇따라 탈환했다. AP통신은 이번 작전이 “수도 키이우 수성에 이어 가장 큰 성과이며, 러시아에는 가장 큰 패배”라고 평가했다.
영국 국방부는 12일 “러시아가 하르키우주 점령 지역 전체에서 철군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러시아 국방부는 “(하르키우주)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옮겨 병력을 재편성(regroup)할 것”이라며 퇴각을 사실상 인정했다.
지난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쪽부터 장악해 나갔는데, 4월 점령한 이지움은 러시아군의 주요 근거지였다.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를 위한 보급 기지로 활용한 것이다. 이번 작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이지움 북서쪽의 바라클리아와 북동쪽의 쿠피안스크를 장악, 이지움을 포위했다. 쿠피안스크는 주요 철도가 지나는 도시로, 이곳을 장악하면 이지움으로 향하는 보급로가 끊긴다. 이번 러시아의 퇴각 발표도 우크라이나가 쿠피안스크를 장악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군 수천명이 탄약과 장비를 버리고 달아났다”며 “6개월을 넘긴 전쟁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1일 우크라이나군이 9월 초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시작한 이후 영토 3000㎢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8일 밤 영토 1000㎢를 탈환했다고 밝힌 지 48시간여 만에 되찾은 지역이 3배로 늘어난 셈이다. 서울 면적(605㎢)의 5배 규모다.
러시아군 철수 결정 관련, 내부 반발이 나오자 크렘린궁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체첸 자치공화국 수반 람잔 카디로프는 11일 “그들이 실수를 했다는 건 분명하다”며 “전략에 변화가 없다면 지도부에 설명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푸틴 대통령도 최전선 상황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초기 특별 군사작전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에 미사일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실제 전날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전역, 자포리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수미주 일부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세계는 이들 테러리스트가 하는 짓을 분명히 보고 있다”며 “(주민들에게서) 가스와 빛, 물과 식량”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 단지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 측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가동 중이던 마지막 원자로인 6호기를 전력망에서 분리했고, 냉각 후 저온 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6기 중 5기가 가동 중단된 상태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마지막 원자로의 폐쇄를 검토하는 상황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했으나, 원전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