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에서 실종된 아이를 찾은 뒤 순찰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는 부모. /페이스북

미국 오하이오주의 거대 옥수수밭에서 실종된 3세 아이가 헬기의 적외선 카메라에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7월 24일 오하이오주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7월 20일 오하이오주 그린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서 3세 아이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체적인 신고 내용은 보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가 가정집 울타리를 넘어 서쪽의 옥수수밭으로 달려간 뒤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워낙 재배 면적이 넓고 작물이 높게 자라는 탓에 실종되기 십상인 옥수수밭에 3살 아이가 들어갔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다. 아이를 찾기 위해 헬기와 적외선 카메라를 동원했다. 상공에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아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아이는 약 2시간 만에 발견됐고, 무사히 구조됐다.

오하이오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적외선 카메라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를 보면, 드넓은 옥수수밭 사이를 아이가 정처 없이 걸어가고 있다. 아이를 확인한 경찰은 즉시 무전을 쳤고, 옥수수밭에 나가 있는 경찰이 아이를 찾아 나섰다. 광활한 옥수수밭에서 경찰마저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헬기에 탄 경찰이 지속해서 방향을 일렀다. 결국 경찰이 아이를 찾아냈고 함께 있던 부모는 곧장 아이를 안아 올렸다. 부모는 헬기를 향해 양 엄지를 치켜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미국 옥수수밭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넓다. 올해 미국의 옥수수 재배 면적은 9410만 에이커(약 38만㎢)로, 이는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3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렇게 넓은 면적에 옥수수가 3m 높이로 빼곡하게 자라기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일부 옥수수밭 앞에는 “옥수수밭 미로에서 길을 잃어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라. 매주 목요일 아침에 구조팀을 옥수수밭으로 보낸다. 3분의 2는 구조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이사장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미국 옥수수밭에 들어가면 방향을 잃어버리기 아주 쉽다”며 “아이들이 옥수수밭 구경 갔다가 잘못해서 나오는 구멍 못 찾으면 안에서 울어도 소용이 없다. 또 범죄자들이 제일 숨기가 좋은 곳이 옥수수밭”이라고 했다. 이어 “핸드폰 위치 추적을 해서 찾을 수도 있지만, 헬기가 뜨기도 한다”며 “경찰들이 큰 옥수수 농장 주위를 상당히 많이 돌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