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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없는 절도엔 관대’ 허점 악용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수십명의 떼강도가 백화점 등 매장을 급습해 순식간에 물건을 싹쓸이하듯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8월 12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토팡가 쇼핑몰에 있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최소 30명 이상으로 보이는 강도 무리가 한꺼번에 들이닥쳐 최대 10만 달러 상당의 명품 가방과 의류 등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BMW, 렉서스 같은 고급 차량을 타고 나타나 백화점 보안요원들에게 야생곰을 쫓을 때 쓰는 스프레이를 뿌리고 침입했다.
모자, 두건,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이들은 1층 명품 매장으로 보이는 곳에 돌진해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 진열장, 마네킹 등을 넘어뜨리면서 황급히 출구로 내달았다. 수십명이 강도 행각을 벌이는 동안 매장 직원은 이를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대낮에 떼도둑을 맞은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도둑 무리에게 털렸다.
앞서 지난 7월 30일에는 시카고 관광명소 ‘뮤지엄 캠퍼스’ 인근 루즈벨트 전철역사 주변에 400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모여 집단난동을 피우다 40명이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규모 모임을 계획하고 인근 상점에 떼로 몰려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고 매장 안팎을 마구 부쉈다.
<미국에서 떼 절도가 횡행하는 이유>
미국에서는 사상자가 나지 않은 절도는 저소득층의 생계형 범죄로 보고 통상 관대하게 다룬다. 이 같은 미 법체계의 허점을 악용한 떼도둑이 LA뿐 아니라 뉴욕 시카고 워싱턴 등 미 전역 대도시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LA는 절도나 약물 복용같이 폭력이 개입하지 않은 경범죄에 대해서는 보석금을 일절 물지 않는 ‘제로 보석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절도범을 붙잡아도 사실상 바로 놔주는 셈이다. 팬데믹 기간 비상
조치로 도입한 이 제도의 유효기간은 지난 7월에 만료됐지만 LA 카운티는 이를 다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떼도둑 기승에 월마트를 비롯한 미 유통업체들은 각 주에 ‘조직적 소매 절도 방지법’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도시에 소매점이 사라지면 지역경제뿐 아니라 치안도 담보하기 어렵다며 조직적 절도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조직적 절도범들은 생계형이 아니라 온라인 재판매로 돈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