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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구 1억명 돌파한 이집트…합계출산율 3.5명
저출산 문제가 극심한 한국과는 달리 이집트는 인구 과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인구는 2000년 7137만명에서 2010년 8725만명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인구 1억명을 돌파했다. 2023년 기준 추계는 1억1천2백만명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 이집트 인구는 1억2800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집트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기준 3.5명이다.
이집트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다자녀를 축복으로 여기는 전통, 종교적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가족 계획을 터부시하는 관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있다.
9월 6일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출산 규제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과 의료에 쓸 정부 예산을 지금처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칼레드 압델 가파르 이집트 보건·인구 장관은 "우리는 시민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을 막고, 임신을 늦게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또 학교를 중퇴하는 현상을 종식하고, 지역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 부문뿐만 아니라 제조업 부문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최고 율법해석 공표 기관인 ‘다르 알-이프타’는 “산아제한과 이에 관한 규정은 신의 뜻에 대한 참견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최고 율법해석 기관이 이런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집트의 주류인 이슬람교도들이 산아제한에 대해 잘못된 종교적 해석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파른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집트 정부는 2018년부터 '두 자녀면 충분하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펼쳤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일부 사람들은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 사회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만약 인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좋은 건강 서비스, 좋은 교육, 좋은
고용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라 경제난은 심화하기 시작했다. 이집트 빈곤율(전체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미만 인구)은 2015년 27.8%에서 2020년 31.9%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7%대에 육박했다. 지난해부터는 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은 36.5%를 기록했다. 이집트 정부는 빈곤층을 달래기 위해 공공 지원금을 살포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나자 이집트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 3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정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조건이 달렸다.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경제난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정부 지출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워서다. 이집트에서 긴급 식료품 지원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는 약 7000만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