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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를 처음 만나는 장면.
이탈리아 고대 유물의 보고인 폼페이에서 놀랍도록 잘 보존된 프레스코 기법의 벽화 여러 점이 발견됐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큰 작품들이다.
5월 1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다룬 이들 벽화는 폼페이에서 가장 긴 도로 중 하나인 비아 디 놀라에 있는 옛 개인 주택 다이닝룸의 검게 칠해진 벽에 그려져 있었다.
벽화 속 장면은 다양했다. 한 그림에는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헬레나를 향한 파리스의 유혹은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된다. 또 다른 작품에는 태양신 아폴론이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에게 구애하는 모습이 담겼다.
헬레나의 어머니 레다가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함께 있는 벽화도 있다.
태양신 아폴론이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에게 구애하는 모습.
프레스코는 벽면에 석회를 바른 뒤 수분이 마르기 전에 채색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인류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기술 또는 형태로 평가된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은 이 작품들이 기원전 15년에서 서기 40~5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연회장 벽을 검게 칠한 건 기름 램프의 그을음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폼페이인은 해가 진 뒤 연회를 위해 모였고 와인을 몇 잔 마신 뒤 깜빡이는 불빛 속에서 그림을 바라봤을 거다.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벽화들이 발견된 폼페이 개인주택의 다이닝룸.
일부 고고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프레스코 벽화를 폼페이의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폼페이는 발굴할 때마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이 발견되기 때문에 놀라움과 감탄을 멈출 수 없는 진정한 보물창고"라고 말했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유적이 출토된 것을 계기로 1748년에 첫 발굴 작업이 시작돼 현재는 과거 도시 형태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고고학적 가치도 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