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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사람과 협상법
우리는 까다로운 상대와 협상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잦다.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을 때, 당신은 협상할 것인가? 협박할 것인가?
◇첫째, 이슈는 강하게 사람은 부드럽게
협박이 아닌 협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지킬 원칙은 '사람과 문제를 분리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협상 이슈에 대해선 단호한 태도를 취하되, 협상 상대방에 대해선 최대한 부드럽게 대하라는 뜻이다. 협상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문제가 아닌 사람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자. 상대가 납품 단가를 15% 깎아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 이때 협상 하수(下手)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원래 이렇게 비합리적입니까? 합리적인 분인 줄 알았는데, 실망입니다."
반면 협상 고수(高手)는 이렇게 말한다. "그 제안은 제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라고 느껴집니다."
둘의 차이는 뭔가? 첫째 협상 하수의 말에는 '상대에 대한 비난(비합리적)'이 들어가 있다. 둘째 말에는 '이슈에 대한 비판(무리한 요구)'이 담겨 있다.
부부 싸움도 그렇다. 화해할 확률이 높은 부부는 이슈를 놓고 싸운다. '왜 늦게 들어오느냐'고. 갈라설 확률이 높은 부부는 사람을 놓고 싸운다. '당신은 왜 항상 그런 식이냐'고.
◇둘째, 히든 메이커(Hidden Maker)를 활용하라
미국 프로 풋볼리그(NFL) 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정규 시즌 후 열리는 올스타전에 수퍼스타들이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나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성적과 관계없는 게임에 나서기 싫다는 게 선수들의 입장이다. 상금과 출전비를 올려봤지만 선수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100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수퍼스타들에게 몇만달러는 감흥을 주지 못했다.
주최 측은 경기 장소를 하와이로 옮겼다. 그리고 하와이행 가족 항공권과 일주일짜리 최고급 호텔 숙박권을 제공했다. 하와이에서 먹고, 놀고, 즐길거리에 대한 정보도 동봉했다. 그러자 변화가 일어났다. 수퍼스타들이 하나둘씩 출전 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뭘까? 가족, 또는 애인이 나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당신과 하와이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협상학에선 이처럼 상대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제삼자를 '히든 메이커'라고 부른다.
내가 사랑하는 여성이 나와 결혼하기를 망설인다. 누구를 공략해야 할까? 여성이 결혼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제삼자는 '엄마'다. 예비 장모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뛰어난 협상가다.
◇셋째, 밥부터 먹어라
세계적 협상 전문가인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에게 한국 기자가 물었다. "남북이 협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그의 대답이 재밌다. "점심을 같이 먹어야죠. 정치 이슈는 피하고 월드컵 얘기만 해야 합니다. 이렇게 스무 번쯤 만나며 서로 알게 된 뒤 협상을 시작해야죠."
협상학에선 말한다. '서로 인간적으로 더 많이 알수록, 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많아진다'고.
◇넷째 판단(judgement)의 언어를 쓰지 마라.
협상학에선 상대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은 나의 주관적 감정이다. 나도 인간인 이상 '분노'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은 상대의 본질에 대한 나의 판단이다. 상대가 나를 '너는 어떤 인간'이라고 규정하는 셈이다. 누군가가 나의 본질을 '낙인' 찍는 일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불쾌한 일이다. 나쁜 협상가는 판단의 언어를 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분이군요." 좋은 협상가는 감정의 언어를 쓴다. "약속을 어기시니 화가 납니다."
*위 내용은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의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