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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9월, 인기척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8명의 노인이 당도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1959년의 풍경으로 가득 꾸며진 집에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노인들은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장면을 흑백텔레비전으로 지켜보고, 카스트로의 아바나 진격과 공산주의 등 1959년 당시의 시사적인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으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냇 킹 콜의 노래를 듣고 옛날 영화를 보았다.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없이 무엇을 먹을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데서부터 요리와 설거지, 청소 등 그간 제지당해 하지 못했던 육체적 활동을 하며 일상생활을 지낸 노인들. 그들에게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단 일주일, 1959년의 세상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을 영위한 지 단 일주일 만에, 놀랍게도 노인들은 50대로 돌아간 것처럼 신체 나이를 20세 거슬러 올라가 시력과 청력, 기억력, 악력이 향상되고 체중이 느는 등 실제로 “젊어졌다!” 누군가의 부축 없이는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었던 한 노인은 지팡이를 집어던지고 꼿꼿한 자세로 걷기 시작했으며 또 다른 노인은 연구원들의 미식축구 경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일주일 전과 후의 노인들 사진을 무작위로 제삼자에게 보여 주자 모두가 일주일 후의 사진을 더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생각했다. 낯선 이들과, 무기력하기만 한 노년의 현재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부터 삶을 결정짓는 큰 일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졌던 과거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 불과 일주일을 보낸 결과였다.
70, 60, 50, 40, 30, 20……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면, 육체의 시간도 되돌릴 수 있다.
위 실험은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 한국 교육방송인 EBS '다큐프라임'이 노화와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의 한국판을 했다.
올해 초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서 한국 코미디계의 주축이었던 남성남(82), '노란샤쓰의 사나이'를 부른 가수 한명숙(78), 영화 '오발탄'의 배우 오승룡(78), 프로레슬러 출신 천규덕(81), 한국의 오드리 헵번이라 불린 하연남(86), 국내 최초의 상업 사진작가 김한용(89) 등 화려한 젊은 시절을 보냈던 80대 참가자들이 출연했다. 결과는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