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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자 중단 위기…성장시계 멈출 듯"

삼성만 사령탑 없이 `암흑`

18일 법정에 선 이재용 삼성 부회장


18일(한국시간)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대부분 종결된 가운데, 이 부회장의 재판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 부회장과 특검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재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파기환송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의 주요 혐의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모두 뇌물로 판단했다. 삼성그룹 측과 최씨 사이 의사 합치가 이뤄진 상태에서 건네진 말 세 마리의 구입비 34억원과 영재센터 지원금인 16억2800만원이 모두 뇌물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재계 1위 삼성의 경영시계가 다시 한번 멈춰 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이후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홀로서기와 미래 신사업 확대 등에 주력하던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구속됨에 따라 구심점을 잃게 된 삼성의 앞날은 `시계 제로` 상태다.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삼성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되면서 삼성은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로 이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뉴 삼성`으로 발전을 꾀하던 시점에 또다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삼성은 한동안 계열사별 각개전투 체제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 CE부문장 사장과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등 현 경영진이 부문별로 경영을 책임지는 가운데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각 회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만 사업지원TF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해체된 옛 미래전략실 기능을 일정 부분 이어받은 탓에 외부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재계 안팎에서는 컨트롤타워 조직이 없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되면서 핵심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인사 등은 총수와 전문경영인이 머리를 맞대 의논하고 결정하는데 총수가 구속되면 의사 결정과 책임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이 이전에 구속됐던 기간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삼성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현석 사장은 지난해 7월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게 리더다. 전문경영인은 큰 변화를 만들 수 없고, 빅 트렌드를 못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 회장이 별세하고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홀로서기, 미래 신사업 확대 등 변화에 주력하던 중 구속되며 그룹 전체의 동력 저하가 불가피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갈등, 한일 관계 악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되며 이 부회장이 추진하던 `뉴 삼성` 전략도 치명상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대규모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AMD,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각각 ARM(암홀딩스), 자일링스, 인텔 낸드사업부 등 유망 기업들 사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자동차 전장 회사인 하만 인수 결정을 내린 이후 추가 인수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함한 국내외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나 유망 기업 M&A도 한동안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올해 3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삼성은 총수 부재로 인해 보수적인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부문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도 장래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이동통신(5G·6G), 바이오 등을 육성하기 위한 신규 투자계획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2017년 구속됐을 때보다 더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우게 됐다"며 "앞으로 삼성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상실도 큰 타격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 복귀 이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들을 연달아 만나며 4차 산업혁명 시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해외 정상들과도 잇달아 만나며 한국 대표 기업인으로서 위상을 강화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자산이었다"며 "국가 경제 차원에서 이 부회장 재구속으로 인한 글로벌 네트워크 상실의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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