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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랜더 지음, 한종현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의 원제는 ‘백인들이 좋아하는 것’(Stuff White People Like).
같은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해 백인이란 대체 어떤 인간인가 연구한 끝에 내놓은 책이다.
‘백인 앵글로 색슨 청교도’들이 대체 무엇을 즐기고 어디를 좋아하고 어떻게 살면서 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낱낱이 해부했다. ‘WASP 완전정복’쯤 된다.
백인들의 완벽한 일요일은 대개 다음과 같다. 오전 8시 45분 정도에 일어나 배달된 뉴욕타임스 일요판을 집어들고 커피포트의 물을 데운다. 커피와 음식, 신문이 준비되면 재즈나 클래식, 좀 더 세련된 사람은 '앰비언트 트립 합'(재즈·블루스에 힙합이 섞인 음악)처럼 부드러운 음악을 튼다. 신문을 읽어 나가다가 가끔 파트너에게 방금 읽은 뉴스를 이야기해준다. "아프리카에서 또 한 번 내전이 일어날 것 같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 하고 있는 거 알았어?"
번역서는 '미국판 강남좌파의 백인문화 파헤치기'란 문구를 표지에 넣어 호기심을 유발한다. '백인은~' 하고 시작하는 랜더의 글이 지나치게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거나, 견강부회도 있어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쿡쿡 하고 웃게 만드는 대목이 여럿 있다.
책속에서 밑줄긋기
P.32 : 영리한 백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영재’로 인정받고 특별학급에서 교육을 받다가 대학 졸업 뒤 로스쿨이나 메디컬스쿨로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하지만 백인 모두가 의사나 법률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똑똑한 것도 아니다.
P.46 : 많은 문화권에서 와인을 좋아하지만, 백인들은 완전히 다른 수준에서 와인을 좋아한다.
백인 문화권에서는 어떤 와인이 좋은지 나쁜지를 알아야 하고, 중요한 와인 생산지의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와이너리와 와인이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마셔 보거나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백인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곧잘 아는 척을 한다.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으로 밝혀지면 바보처럼 보일 것이고, 분스 팜Boone’s Farm이나 선더버드Thunderbird, 와일드 아이리시 로즈Wild Irish Rose, 시스코Cisco 같은 저가 와인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친구들이 끊임없이 놀려 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굴욕을 당하면 백인들은 수년간 주눅이 들 수 있다.
백인이 와인을 권한다면 조금 음미한 뒤 “오, 좋은데요. 어느 나라 와인이죠?”라고 말해 보라. 답을 들은 후에는 “나도 그 나라 와인을 좋아하는데, 거기 와인 생산지 근처에 별장 하나 구하고 싶어요”라고 대꾸하면 좋다. 그들은 자신도 내파나 투스카니, 산타바바라 같은 와인 생산지에 집을 하나 마련하고 싶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또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르헨티나, 프랑스, 캘리포니아, 칠레에 있는 와이너리라고 하면서 스포츠우드Spotswood, 레드 덕Red Duck, 또는 스페인어처럼 들리는 이름을 만들어 말해라.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백인들은 자신들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와인이라는 데 놀라며 당신을 매우 지적인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그리고 그 와인을 구해 보려고 메모까지 하겠지만 찾지 못할 테고, 당신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 아시아 여자 : 백인 남성의 95%는 아시아 여자에 대한 열망을 경험한다. 외국 유명인이 우리나라 출신의 여성과 결혼했다는 기사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95%라는 놀라운 숫자와 그 열정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다.
- 흑인 친구 사귀기, 외국 아이 입양, 다인종 다문화, 타문화 전문가 되기 : 그들은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 없는 사람으로 공인되는 것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